승천 - 해에게서 소년에게 - 생명의 서Category :: life |
요즈음 들어 자꾸 '승천(昇天)'(!)하고 싶다.
훨~훨~ 승천하고 싶다.
머릿속에는 그동안의 '학생은 무위도식한다' -_-;;와 '근묵자흑!';; 대신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가 울려퍼진다.
허;;
이것은 나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연마다 첫 줄에 반복되는 표현인데,
전문이 온전히 기억나지는 않아
찾아 읽어보았다.
이어지는 내용들은 정말 나의 시라 할만한 것이더라.
무의식이 다 기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교시절의 내가, 이미 이 시는 후의 나의 것이 될 것임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처얼썩 처얼썩 척 쏴아아.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태산 같은 높은 뫼 집채 같은 바윗돌이나
요것이 무어야 요게 무어야
나의 큰 힘 아느냐 모르느냐 호통까지 하면서
따린다 부순다 무너버린다.
처얼썩 처얼썩 척 쿠르릉 꽉....
내게는 아무것 두려움 없어
육상에서 아무런 힘과 권을 부리던 자라도
내 앞에 와서는 꼼짝 못하고
아무리 큰 물결도 내게는 행세하지 못하네.
내게는 내게는 나의 앞에는
...
...
나에게 절하지 아니한 자가
지금까지 있거든 통기하고 나서 보아라.
진시황 나팔륜 너희들이냐.
누구 누구 누구냐 너희 역시 내게는 굽히도다.
나하고 겨룰이 있건 오너라.
......
조그만 산모를 의지하거나
좁쌀 같은섬 손벽만한 땅을 가지고
그 속에 있어서 영악한 체를 부리면서
나 혼자 거룩하다 하는 자
이리 좀 오너라 나를 보아라.
......
나의 짝 될 이는 하나 있도다.
크고 깊고 너르게 뒤덮은 바 저 푸른 하늘
저것은 우리와 틀림이 없어
작은 시비 작은 쌈 온갖 더러운 것 없도다.
저 따위 세상에 저 사람처럼
......
저 세상 저 사람 모두 미우나
그 중에서 꼭 하나 사랑하는 일이 있으니
담 크고 순진한 소년배들이
재롱처럼 귀엽게 나의 품에 와서 안김이로다.
오너라 소년배 입맞춰 주마.
...(이 시에 누가 되었지만, 적기 힘들어 반복되는 행은 '...'로 처리하였습니다.
그 부분들은 천 연과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고보니 고교 시절 좋아하던 시인들과 시들이 생각난다.
그 중 하나는 '유치환'과 그의 '생명의 서',
그리고 조종현의 '의상대 해돋이' - "천지 개벽이야!/ 눈이 번쩍 띄인다. ..."
유치환의 '깃발'도 아스라한 느낌으로 - 아마도 '노스탤지어' 때문에 - 떠오른다. - "이것은 소리 없는 아우성. ..."
생명의 서도 내 머리를 울리니 적어본다.
나의 지식이 독한 회의를 구하지 못하고,
나 또한 삶의 애증을 다 짐지지 못하여
병든 나무처럼 생명이 부대낄 때,
저 머나먼 아라비아의 사막으로 나는 가자.거기는 한 번 뜬 백일이 불사신같이 작열하고
일체가 모래 속에 사멸한 영겁의 허적에
오직 알라의 신만이
밤마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열사의 끝.그 열렬한 고독 가운데
옷자락을 나부끼고 호올로 서면
운명처럼 반드시 '나'와 대면케 될지니.
하여 '나'란 나의 생명이란
그 원시의 본연한 자태를 다시 배우지 못하거든
차라리 나는 어느 사구에 회한 없는 백골을 쪼이리라.
아.
이리 다 적고 보니 개운해진다.
승천 - 해에게서 소년에게 - 생명의 서가 모두 통해 있다.
(나는 '-해 있다'라는 표현을 피하는 편이지만, 지금은 특별히 의도를 담아 썼다.)
농담을 끝에서야 하나 하자면, '내가 이무기인가?' 했으나, 그런 것이 아니었다. 하하.
내가 나에게 무언가 보여주고, 그것을 내가 이해하지 못하다가 다시 답을 찾아 이것이냐 묻고.
혼자서도 참 자알~ 논다.





